부산의 신혼부부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별안간 실종되는 미스테리 사건이 있었습니다.
벌써 3년 가까이 지났는데요.
경찰은 작은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 공개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36살 최성희 씨가 밤 11시쯤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가합니다.
다음날 새벽 동갑내기 남편 전민근 씨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결혼한지 7개월 된 신혼부부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배영진 기자]
부부가 사라진 지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경찰은 결국 공개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정집 / 부산남부경찰서 경위]
"많은 제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그만 단서라도 생기면 수사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겁니다."
사건 당시 부부가 타던 차와 금품도 그대로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옥상 물탱크까지 아파트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단서는 없었습니다.
집 안에 있던 여권과 신분증, 노트북이 사라졌지만 부부의 출국 기록은 없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아무것도 없어요. 그때 그러고는 한참 시끄러웠고… 어머니 아버지가 (부부가 타던) 차를 가지고 갔어요."
경찰은 남편 전 씨의 대학 시절 연인이었던 30대 여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합니다.
노르웨이에 거주하던 이 여성은 부부가 실종되기 보름 전 한국에 입국했다가 실종사건 뒤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사용하며 행적을 숨긴 점에 주목합니다.
또 남편 전 씨와 연락을 지속해왔고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종종 원망을 쏟아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7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노르웨이에서 이 여성을 검거했지만,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법원은 범죄 인도청구를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입니다.
경찰은 노르웨이 현지에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이마저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배영진입니다.
ican@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