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내내 미세먼지와 보육대란, 이 두 문제가 우리를 힘들게 했죠.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꼬인 건지 정책사회부 김단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1. 한유총이 주말 내내 목소리를 높이며 폐원까지 불사하겠다고 했잖아요. 왜 갑자기 '조건 없이 투쟁을 철회하겠다'고 한 거죠?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한유총에 대한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습니다.
경찰이 한유총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을 수사하는 상황에서 대검찰청 공안부도 수사 착수 방침을 밝혔죠.
여기에 국세청과 공정위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결정타는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였습니다.
한유총의 설립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는데, 존립 기반 자체를 없애버린 겁니다.
내부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오늘 개학을 연기한 곳은 전체 사립유치원의 6% 수준입니다.
참여율이 이토록 저조한 건, 대화 없이 강경 기조로 나가는 한유총 지도부의 결정을 더는 따르지 못하겠다는 반발로 풀이됩니다
2. 한유총이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고 밝혀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였잖아요. 다른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핵심은 시설사용료입니다.
한 마디로, 유치원을 지을 때 들어간 원금을 보전해달라는 겁니다.
사립유치원 측 주장에 따르면 유치원 한 곳을 지을 때 최소 30억원 정도 들어갑니다.
지난해 10월 터져나온 유치원의 회계부정 사례를 보면 사립유치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원비를 유용했는데,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감시가 철저해져 유용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교육목적 외 '시설사용료' 이란 항목을 만들어 원비 사용 폭을 넓혀 달라고 요구했는데, 정부가 거부하자 불만이 터져나온 겁니다.
사유재산 보전을 주장해온 한유총과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한 정부가 충돌했는데, 정부의 승리로 일단락 된 겁니다.
3. 우리 국민을 힘들게 했던 또 다른 소식, 바로 최악의 미세먼지입니다. 정부가 열심히 대책은 내놓는데, 체감을 못한다는 국민이 적잖습니다.
여기 보이는 게, 모두 미세먼지 저감 대책입니다.
내일과 모레, 미세먼지가 수준이 나쁨일 때 선제적으로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인데요,
실효성이 크지 않습니다.
노후 차량의 운행을 막는 것도,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소극적입니다.
서울만 운행을 제한한다고, 대한민국의 공기가 깨끗해지는 건 아니겠죠.
민간기업의 차량 2부제 참여율도 낮은 편입니다.
4. 주요 원인이 중국에서 유입되는 먼지라지만 이 정도로 심하면 우리도 뭔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닙니까?
지금까지 나온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해 국민들의 호응도가 낮았던 건,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노후 트럭을 운전하는 기사는 하루 일당을 포기해야하죠.
중국에는 큰 소리를 못 내면서 자국민만 힘들게 하는 정책에 호응도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이틀 사이에 끝날 문제가 아닌만큼 환경당국이 어떻게 국민이 호응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가 관건입니다.
지금까지 정책사회부 김단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