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특별열차로 사흘간 무려 4천6백 킬로미터를 이동해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 루트는 탈북자들이 자유을 찾아 목숨을 걸고 이동했던 길이죠.
탈북자들은 왜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안건우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리포트]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단둥, 톈진, 우한, 난닝을 거쳐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으로 들어온 김정은 위원장.
450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긴 여정이지만 중국을 관통해 베트남으로 오는 최단 코스입니다.
그런데 이 길은 한때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이동했던 탈북 루트이기도 합니다.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에 불 잡혀 강제 북송될까 두려움에 떨며 대륙을 가로질러 남쪽 국경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특히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뒤론 광시성 핑샹을 거쳐 베트남으로 가는 길이 생명줄이었습니다.
라오스와 미얀마 국경은 험준한 산맥에 가로막혀 있어 평지인 이곳을 선호했던 겁니다.
실제로 2004년엔 탈북자 468명이 이 길을 통해 베트남으로 들어왔고 우리 정부가 전세기 두 대를 동원해 한국으로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홍순경 / 전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1999년 탈북)]
"베트남에서 한꺼번에 특별비행기로 데려왔잖아요. 그러면서 베트남 정부가 그 루트를 다 막았어요."
이 사건 이후 북한과 베트남의 외교 관계는 한동안 얼어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이 길을 따라 베트남을 공식 방문함으로써 양국의 해묵은 감정도 털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조승현 김용균 추진엽(베트남)
영상편집: 최동훈
그래픽: 한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