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방비 '0원'은 이른바 '난방 열사', 배우 김부선 씨의 폭로로 이미 지난 2014년에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경찰과 정부, 국회까지 나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5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실정입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배우 김부선 씨는 동네 주민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싸움의 발단은 김 씨의 아파트에서 일부 가구 난방비가 0원이 나왔다는 것.
[김부선 / 배우 (2014년 9월) : 소장이 20만 원을 주고 계량기를 고치지 말고 그냥 쓰라고 해서 굉장히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고….]
이후 난방비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며 배우 김부선 씨를 '난방 열사'로 등극시켰고, 경찰 수사도 시작됐습니다.
정부 또한 전국 아파트를 모두 조사해 난방비 0원이 나온 5만여 가구 가운데 6천여 가구의 계량기가 고장 나 있었다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류종우 / 국토교통부 사무관(지난 2015년 1월) : 관리 주체가 관리비 0원이 나오면 즉시 그 세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하고….]
하지만 처벌이나 개선책 추진은 아파트 재량으로 넘겨졌고, 김부선 씨 아파트 수사도 조작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전 관리소장만 입건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경찰 관계자 (지난 2014년 9월) : 그거를 고장을 냈다거나 배터리를 빼거나 하면 적산 열량계가 작동을 안 할 수가 있는데, 봉인이 다 돼 있는 거예요, 봉인이….]
국회에서 계량기를 위변조할 경우 처벌하겠다며 앞다퉈 내놓은 법안들도 기한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송주열 / 아파트비리척결운동본부 대표 : 난방기록을 조작하게 되면 처벌 규정을 강화해서 이웃 주민에게 관리비를 떠넘기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난방비 논란.
5년이 지났지만, 난방비 0원이 나오는 아파트는 여전히 전국에 11만여 가구에 달하고, 계량기가 고장 난 집은 만 2천여 가구로 오히려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YTN 차정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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