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히로히토, 아버지 아키히토에 이어 일본의 왕위는 5월 손자에게 세습됩니다.
지금 일본의 왕은 상징적인 존재일 뿐이지만 2차 대전 당시 히로히토는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였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런 이유로 할아버지 히로히토를 '전쟁범죄의 주범'로 불렀습니다.
그러면서 퇴임을 앞둔 아들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일본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도쿄에서 김범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문희상 / 국회의장 (지난 8일 미국 불룸버그 통신 인터뷰)]
"그 분(일왕)은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드님 아닙니까. 한번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정말 잘못했어요' 그 말 한 마디로 다 풀어지는 겁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는 인터뷰 음성이 공개되자, 일본 지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자신의 지론이라고 밝혔습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김복동 할머니가 원했던 건 엽서 하나라도 보내달라는 거였어요. 사과한다는 아베 총리의 엽서."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신격화하는 일왕을 모독했다며 문 의장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노 다로 / 일본 외상 (어제)]
"무례한 발언에 대한 사죄, 철회를 강하게 요구합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많은 일본 국민이 놀라움과 분노를 느꼈을 것입니다. 극히 유감입니다. "
한국을 방문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도 이낙연 총리를 만나 "귀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이라 항의했습니다.
[김범석 특파원]
내부 결속을 다져 지지율을 올리려는 아베 정권의 의도에 한국 정부는 말리지 않겠다는 반응이지만, 일본의 한국 때리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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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박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