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난에 취업 강의 열풍…창업 강의는 ‘찬밥 신세’

2019-02-10 27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은 대학 캠퍼스의 모습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취업에 유리한 강의엔 수강신청이 몰리고, 창업과 관련된 강의는 찬밥 신세가 됐는데요. 

일자리 한파 속에 취업 학원이 되고 있는 대학가의 모습을 권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역사학을 전공하는 정모 씨는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모 씨 / 서울대 역사학과] 
"컴퓨터 공학 쪽이 전망이 밝고 그나마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복수 전공 과목인 프로그래밍 강의는 사람이 몰려 수강 신청 조차 못했습니다. 

[정모 씨 / 서울대 역사학과] 
"코딩언어를 배우는 수업이고 수요가 많다 보니까, 이번에 100명으로 증원했는데 (신청) 못한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요."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 전공을 바꾸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유모 씨 / 아주대 인문계열] 
"고전에 대해 배우면 그 과목이 취업에 가장 먼 과목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아예 대학교 차원에서 취업 역량 강화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경희대는 공기업·공무원 면접 실습, 취업 정보 분석 등 14개 강좌로 구성된 취·창업 스쿨을 열었습니다. 

[박성원 / 경희대 경제학과] 
"전공에 비해서 취업 스쿨이 좀 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취업 관련이 13개 강좌인 반면 창업 관련은 단 한 강좌 뿐입니다. 

위험 부담이 큰 창업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세태가 반영된 셈입니다. 

[윤모 씨 / 서울대 경영학과] 
"(창업은) 한 번 실패하면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데요." 

순수 학문 열정, 창업 도전 보다 취업 우선 주의 실태에 회의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원 / 경희대 경제학과] 
"점점 대학교가 취업 학교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그것이 좀 안타깝고요." 

채널A 뉴스 권 솔입니다. 

kwonsol@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황인석 
영상편집 :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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