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에서 사제들이 수녀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자행한 사실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황의 발언은 종교계 미투 운동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슬람 발상지인 아라비아 반도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수녀들을 상대로 한 일부 사제들의 성폭력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교황은 담담하게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프란치스코 / 교황 :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성폭력을 저지른) 일부 신부들과 주교들이 있었습니다.]
교황이 공식 석상에서 사제들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교황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또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2005년 즉위 직후에 성적 학대 문제로 여성 수도회 한 곳을 해산시켰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이 '성노예'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프란치스코 / 교황 : 여성 학대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성들이 이류 시민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부터 문제는 출발합니다.]
교황의 이같은 발언은 전 세계적으로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교회 내 미투 운동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도와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등 곳곳에서 수녀들에 대한 성적 학대 사례가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가톨릭 내 각종 성폭력과 연관된 추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황은 2주 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직자의 성범죄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이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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