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어놓고도 18개월 째 개점휴업 상태였던 신고리 원자력발전 4호기가 마침내 가동에 들어갑니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던 정부가 결국 운영 허가를 내 준 덕분인데요,
갑자기 허가가 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남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어제 신고리 원전 4호기의 운영을 허가했습니다.
2년 동안 일곱 번 회의를 거치면서도 지진 안전을 이유로 허가를 미루다 다소 갑작스레 결정한 겁니다.
[A 씨 / 원안위 관계자]
"지진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지 여부를 당연히 봐야 되는 거고요.”
원안위 설명대로라면 안전성이 확인돼 허가를 내줬다는 거지만, 신고리 원전 4호기의 내진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일각에서는 허가가 미뤄지면서 중동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22조 원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데,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다섯개 나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원전 안전 문제가 계속 부각될 경우 곤란하단겁니다.
[주한규 /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화재방비가 덜 됐다 이런걸로 (허가 안해준) 핑계를 댔는데 수입국에서도 화재방비 덜됐네 안전하지 않네 우려를 할 수 있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탈원전 정책 기조가 수정되지 않으면 미봉책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더럽고 위험해서 (우리가) 안 쓰겠다고 하는 (원전) 기술을 다른 나라보고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자가당착이죠.”
사우디 원전 수출 성공 여부는 이르면 3월에 걸졍됩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입니다.
kimgija@donga.com
영상편집 : 김민정
그래픽 : 손윤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