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구 소련이 맺었던 '중거리 핵전력' 폐기 조약이 32년 만에 깨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동안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한다고 주장해온 미국이 결국 탈퇴 절차를 선언했는데, 군비 경쟁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1987년 당시 레이건 미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서명한 INF, 중거리 핵전력 폐기조약.
사거리 5백km부터 5,500km의 지상 발사형 중거리 탄도, 순항미사일을 모두 폐기하기로 한 이 조약이 32년 만에 깨지는 모습입니다.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 9M729 배치 등이 위반이라고 지적해온 미국이 결국, 조약 탈퇴를 위한 불이행을 선언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 美 국무장관 : 러시아는 지난 60일 동안 조약을 지키기 위한 진실되고, 검증 가능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내일부터 조약 준수 임무를 중단합니다.]
미국 시각 2일부터 조약 불이행이 시작되면 6개월 후 자동 탈퇴가 됩니다.
조약 파기 위기가 커지자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도 러시아의 원인 제공을 확인하며, 조약 준수를 설득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 나토(NATO) 사무총장 : 모든 나토 회원국은 미국의 결정을 지지하며, (6개월 간) 러시아가 조약 준수로 돌아오도록 설득을 계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는 무기를 확산하고 싶은 미국이 거짓 구실을 만들었다고 반박합니다.
[세르게이 럅코프 / 러 외무 차관 : 미국은 사거리가 허용범위 안에 있는 9M729 미사일을 위반으로 덮어씌운 뒤 그걸 빙자로 탈퇴를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6개월 기간 안에 러시아가 백기를 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입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가 참여하는 더 크고 새로운 조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해, 중국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조약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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