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수행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앞서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는데요.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위력을 실제 행사했고 피해자 진술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희경 기자!
2심 선고 내용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 오후 2시 반 서울고등법원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이 열렸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지 5개월 여 만에 결과가 완전히 뒤바뀐 겁니다.
검찰이 기소할 때 공소장에는 10개의 범죄사실이 적시됐는데요.
1심에서 모두 무죄로 판단됐지만, 2심에서는 9개의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현직 도지사이자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간음하는 등 성적 자기 결정권을 상당히 침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안 전 지사는 호감에 의한 것이고 도의적·정치적·법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심과 어떤 부분에서 판단이 뒤바뀐 겁니까?
[기자]
앞서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10가지 범죄사실들에 대해 실제 '업무상 위력'이 행사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진술에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요.
2심 재판부는 위력이 실제 행사됐고, 피해자 진술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의 옷을 벗긴 건 업무상 위협이고, 또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피해자가 성관계를 동의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지은 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점 직후에 식당을 알아본 것과 관련해서도 이는 수행비서의 업무일 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범행을 당한 직후 식당을 알아보거나 이모티콘을 보낸 것 등은 성폭력 피해자의 일반적 현상이 아니라고는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실제 위력이 행사됐고,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심 무죄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고등법원에서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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