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뒤 어제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습니다.
검찰은 구속 기한이 끝나기 전 보강 수사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한 뒤, 다음 달 양 전 대법원장과 전직 대법관 등을 먼저 기소할 방침입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이 구치소에 구속수감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처음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앞서 임종헌 전 차장이 수의 입은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묵비권을 행사한 만큼 검찰은 취재진을 피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수의 대신 영장 심사 때처럼 정장 차림으로 조사를 받았고, 별도 차량으로 호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소송 재판 개입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40여 가지의 혐의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였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묵비권을 행사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혐의를 부인하던 태도를 크게 바꾸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을 최장 20일까지 확보해 수사할 수 있습니다.
기소 시점은 설 연휴가 지난 뒤 구속 기한이 끝나는 다음 달 12일 이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혐의 입증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일괄 기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의혹에 연루된 100여 명의 전·현직 법관 가운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먼저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사법 농단의 '최고 책임자'가 구속된 만큼 연루된 법관 가운데 기소 대상자는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공이 법원으로 넘어가면 재판부는 다음 달 중순쯤 배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 전 차장 기소를 앞두고 재판 공정성 문제로 증설된 3개 재판부 가운데 한 곳이 맡을 가능성이 크고, 임 전 차장 사건과 병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판은 다음 달 25일 법원 인사 발령 이후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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