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미투' 파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동성 지도자나 선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피해를 감추고 사건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입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고교 농구부 선수 A 군이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한 건 2년 전, 동계 훈련 합숙소 안이었습니다.
프로 농구 선수 출신인 동성 코치가 자고 있던 제자에게 다가와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한 겁니다.
홀로 끙끙 앓던 A 군은 1년이 지나서야 부모님께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가해 코치는 학교에서 해고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출전을 못 할까 봐 그런 부분도 있고 그래서 그랬다고 (신고를 늦게 했다고) 했던 것 같아요. 당시 (성추행) 행위를 봤다는 (주변) 진술이 있어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거죠.]
빙상계 성폭행으로 시작된 체육계 '미투'가 동성 간 성폭력 문제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전직 양궁 선수도 대학 시절 동성인 여자 선배에게 수차례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폭로했습니다.
최근 한 대학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운동선수 2백여 명 가운데 동성 선수로부터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6.5%를 차지했습니다.
이성 선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보다 더 높은 수칩니다.
성별로 보면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보다 동성 성폭력 피해 경험이 더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체육계 특성상 동성 간의 합숙이나 단체 생활이 많은 만큼, 선수들을 위한 사회적 보호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동성 간 성폭력은 사회적 시선과 편견 때문에 피해를 숨기는 경우가 많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겁니다.
[이은의 / 변호사 : 일반 성폭행 사건 안에서도 동성 성폭행 비중이 상당합니다. 10~15%가 그런 종류의 성폭행들이고요. 당연히 체육계 성폭행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체육계를 뒤흔든 '미투' 바람이 은밀히 감춰져 있던 동성 간 성폭력까지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하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1901241638535633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