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이 크게 줄어 '금(金)징어'로 불렸던 오징어가 최근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새끼 오징어들이어서 씨가 마른 명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강릉 주문진항,
오징어를 가득 싣고 돌아온 배들로 북적입니다.
경매가 시작되고,
"18호 13등! 3만2천6백 원에 열 개!"
싱싱한 오징어는 전국 각지로 팔려나갑니다.
최근 2주 동안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743톤으로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동해 연안 수온이 높게 유지돼 오징어 어장이 폭넓게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어민(음성변조) : 2천 마리∼3천 마리씩 잡혀요. (하루에요?) 네, 하루에요.]
그런데 위판장에 올라온 오징어 절반 이상은 몸길이가 20cm 이하인 새끼 오징어, 이른바 '총알 오징어'입니다.
어획량이 줄면서 귀한 몸이 되자, 새끼 오징어까지 시장에 풀린 겁니다.
1990년대 25만 톤에 달했던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갈수록 줄면서 지난 2017년에는 8만 톤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북한 수역에서 싹쓸이 조업하는 중국 어선과 기후 변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새끼 오징어까지 무분별하게 잡다 보면 명태처럼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명태는 지난 1971년 새끼 명태인 '노가리' 포획이 허용되면서 결국, 씨가 말랐습니다.
[김중진 /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 오징어는 20cm 이상으로 성장해야 산란할 수 있는데, 이보다 작은 오징어를 대량으로 어획하게 되면 자원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논란이 되자 해양수산부는 오징어 포획 금지 크기를 기존 12cm에서 19㎝ 이하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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