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지고 다니는 테이저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 안 되겠지만, 자기 방호와 범인 검거·제압 등 정당한 공무수행엔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번 암사동 칼부림 사건에서 경찰이 테이저 건과 삼단봉으로 무장하고도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피의자를 출동 즉시 제압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군과 대치를 시작합니다.
곧바로 A군은 자전거를 집어 던지며 경찰을 위협합니다.
이어 흉기를 손에 쥔 A군이 다가서자 경찰은 뒷걸음질 칩니다.
경찰은 A군을 향해 테이저 건도 쐈지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합니다.
[현장 목격자]
"테이저 건을 쏘면 쓰러질 줄 알았는데 멀쩡했어요. 이렇게 (손으로 전극침을) 떼어내더니 확 도망갔죠."
테이저 건이 빗나가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겁니다.
그러는 사이 A군은 시민들 사이로 달아납니다.
[현장 목격자]
"만약 도주로를 차단해 놓는다거나 양옆을 막아놓으면 훨씬 나았을 거 같긴 한데. (시민들이) 난리 났었죠."
경찰이 A군을 바로 붙잡지 못하면서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며 "테이저 건도 실탄보다 비싸 예산 한계상 사격 훈련을 많이 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A군을 진정시키면서 구두로 경고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소극적으로 보였다는 겁니다.
경찰들 사이에선 소송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찰 관계자]
"잘못 맞거나 이러면 민사적으로 책임은 누가 지는데? 나라에서 져주는가, 책임을? 다 체념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테이저 건과 삼단봉을 들고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면서 자칫 추가 피해가 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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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희현 김찬우
영상편집 : 변은민
그래픽 : 임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