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古木)이 되길 원했던 양승태...그의 운명은 / YTN

2019-01-04 24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법관으로서 그야말로 '꽃길'을 걸었습니다.

1975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해 2011년 대법원장에 임명된 뒤 지난 2017년 퇴임할 때까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궤적을 그렸죠.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전락하기 전까진 말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사법연수원 수료식 등에서 '로완 중위'를 자주 언급했다고 합니다.

로완 중위는 19세기 말 미국과 스페인 전쟁 때 적의 수장을 찾아 편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로완 중위는 적의 수장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스스로 어떤 일이든 해결하는 실행력, 양 전 대법원장은 법관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 아래 있었던 판사들은 어땠을까요?

검찰 수사 결과 법원 내 최고의 엘리트들로 채워졌던 '법원행정처'의 일부 판사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가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았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017년 9월 퇴임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라며 고 오현 스님의 '고목 소리 들으려면'을 인용했습니다.

고목은 볼품없지만, 모진 풍상을 견뎌온 흔적에서 숙연한 연륜의 향기가 풍겨온다며,

자신도 고목 같은 법관으로 남을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다고 했습니다.

그저 오래된 법관이 아니라 고목 같은 법관으로 남고 싶다던 양 전 대법원장.

앞으로 남을 검찰 수사 그리고 이어질 재판을 보며 그 바람이 이뤄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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