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산불로 잿더미…“흡연 목격했다” 주민 진술

2019-01-02 78



대형 산불이 나기 전 강원도 양양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어제 산불로 백두대간 한 켠이 이렇게 불타버렸습니다. 

겨울철이면 반복되는 양양 산불의 현장을 이은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용암이 흘러내리듯, 시뻘건 불길과 함께 회색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23대의 헬기와 1700 명의 인력이 투입돼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음]
"천천히 올라가. 멀리, 멀리 이렇게 뿌려."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어제 오후 4시쯤, 강원도 양양군 송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불은 산림 20ha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최석자 / 인근 주민]
"아유 무서우나 마나. 바람이 그때 막 부니까 산 타고 쭉쭉 올라가더라고요."

초속 7m에 이르는 강한 바람과 강원지역의 메마른 날씨 때문에 불길은 삽시간에 사방으로 번졌습니다.

인명 피해 없이 큰 불은 20시간 만인 오늘 낮 12시쯤 잡혔지만, 인근 주민과 복지시설 장애인 290여 명이 마을회관과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특히 14년 전, 양양 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천년 고찰 낙산사를 잃었던 주민들은 또다시 실의에 빠졌습니다.

[탁홍영 / 인근 주민]
"여기 산 전부가 송이가 나는 산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 소각되다 보니까 심정은 말할 수가 없죠."

소방당국은 주민들의 말을 토대로 발화지점을 특정했습니다.

[이은후 기자]
"산불이 처음 시작된 곳입니다.

주말이면 건너편 떡 가게의 주차공간으로 쓰이는데요,

화재로 인해 인근에 심어진 나무 밑부분이 모두 검게 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은 "발화지점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인근 CCTV를 분석하는 등 화재원인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lephant@donga.com
영상취재 : 김민석 홍승택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