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보름 전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언급했지만, 올해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종로 먹자골목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이근재 씨는 새해 첫날 새 가격표를 달았습니다.
6천500원이었던 김치찌개를 비롯해 모든 음식값을 500원 씩 올렸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0.9%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근재 / 식당 운영]
"또 (직원을) 줄이면 어머니와 내가 두 배 일을 해야돼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버티고 있는데 그래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언급했던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적지 않습니다.
[이근재 / 식당 운영]
"올해 신년사에는 아무 얘기 없는 것 같아요. 소상공인들은 더욱 더 큰 어둠에 닥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근 중국음식점도 가격을 올릴까 고민 중입니다.
[중국 음식점 사장]
"(임금을) 주는 사람은 생각을 안 하고, 왜 받는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하냐고요. 손님들도 어렵기 때문에 자꾸 (음식값) 올리지도 못하고…"
직원을 더 줄이지 못하는 곳은 영업시간을 줄였습니다.
[정정애 / 미용실 원장]
"직원을 7명까지 뒀다가 3명으로 줄였거든요. 원래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인데 지금 8시까지 하고 있어요."
서민 부담도 커졌습니다.
[김종식 / 서울 종로구]
"우리는 여기가 생활 터전이라 매일 (식당에) 가서 먹는데 (조금만 인상돼도) 한 달이면 숫자가 쌓이니까…"
2년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의 여파는 영세 자영업자에 이어 서민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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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이태희
그래픽: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