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주에는 연말이 되면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수천만 원을 기부하는 천사가 나타나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5천여만 원을 기부하고 홀연히 모습을 감췄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주시 노송동에는 '천사 마을'이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정체를 꼭꼭 숨긴 익명의 독지가가 나타나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얼굴 없는 천사는 해마다 수천만 원을 마을 어딘가에 놓고 사라지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마을을 찾았습니다.
[손명희 /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40~50대 중년 남성분 목소리였고, 다급하게 지하주차장에 빨리 가보시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돈을) 써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전화를 받고 직원들이 가보니, 지난해와 같은 종이 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상자에는 황금색 돼지 저금통과 5만 원권 지폐가 담겨 있었습니다.
올해도 역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연으로 기부하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 번도 힘든데, 19년째 남몰래 선행을 이어온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거액의 돈다발과 함께 이처럼 소년 소녀 가장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올해 기부한 돈은 5만 원권 지폐 천장과 저금통 속 동전 등 모두 5천 20여만 원.
이에 따라 얼굴 없는 천사가 19년째 20차례에 걸쳐 기부한 성금은 6억 800여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천사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그동안 어려운 이웃 4,900여 세대가 도움을 받았고, 내년에도 300여 가구가 또 도움을 받게 됐습니다.
[조성호 / 전주 노송동 주민자치위원장 : 저희 (주민들도) '얼굴 없는 천사'의 유지가 절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주민들도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하려고 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팍팍하고 기부 행렬도 줄었다는 2018년 세밑.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어려운 이웃들의 꽁꽁 언 마음을 녹이고, 기부 문화를 널리 확산하는 행복 바이러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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