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미술품들이 소장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나흘 뒤 문을 여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골칫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미술관을 점령한 비둘기 떼 때문인데요.
김예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얀 건물 외벽에 비둘기 떼가 줄지어 앉아있습니다.
미술품들을 싣고 내리는 하역장 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오는 27일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비둘기 떼가 점령한 것입니다.
레이저까지 동원해 쫓아보려 하지만, 꿈쩍하지 않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연초제조창이 있었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건물,
2004년 공장 가동이 멈추고 폐허로 남겨지면서 비둘기들의 서식지가 된 겁니다.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 비둘기는 어림잡아 300마리가 훌쩍 넘습니다.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거나 전시하는 과정에서 비둘기 배설물이 묻기라도 한다면 훼손될 우려가 큽니다.
급기야 청주시가 2천만 원의 '비둘기 퇴치 예산'을 긴급 투입해 미술관 옥상에 그물망을 치는 등 포획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번 자리잡은 비둘기 떼를 날려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청주시 관계자]
"300마리보다는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아직까지 많이 잡히진 않았어요. (전문가들이) 완전히 다 없앨 수 없다고 하셨어요."
이탈리아 산마르코 광장을 비롯한 세계 주요 관광지들도 비둘기 떼의 공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
'평화의 상징'으로 불렸던 비둘기가 '애물단지' 신세가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yeji@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