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시신 옆에서는 불 켜진 휴대전화가 발견됐습니다.
전화 속에는 위험하고 고된 작업 모습과 함께,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꿈을 키우던 청년의 고민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 휴대전화에 마지막으로 촬영된 사진입니다.
혹한기를 앞두고 설비 예방점검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보온재를 점검하고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촬영 시각은 지난 10일 밤 9시 39분.
그로부터 1시간 뒤 연락두절상태가 됐고, 동료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전화 속에는 김 씨의 얼굴이 담긴 동영상도 있었습니다.
짙은 석탄 분진 속에서 렌즈를 닦아내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컨베이어 벨트가 빠르게 돌아가는 동영상이 찍혀있습니다.
지난 6일 촬영한 건데, 사고가 났을 때와 비슷하게 점검창 안으로 몸을 집어넣은 상황입니다.
이런 보고용 영상을 촬영하려면 설비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 해 작업만큼 위험하다고 동료들은 말했습니다.
[A 씨 / 故 김용균 씨 하청업체 동료 : 롤러같이 생긴 건데 자세히 확인하려면 머리도 깊게 넣어야 하고 그때는 벨트가 기동 돼 있잖아요. 그러면 탄이 많이 날리면 잘 안 보여요.]
휴대전화에 남은 사진과 영상들.
꼼꼼하고 성실했던 고인의 성격을 닮아있습니다.
[B 씨 / 故 김용균 씨 하청업체 동료 : 점검도 꼼꼼히 하고 자기 구역은 전부 치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또 김 씨가 힘든 작업 중에도 공기업 취업의 꿈을 키우며 시험 준비를 한 흔적이 주인 잃은 휴대전화 속에서 발견됐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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