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25살 청년 김용균 씨. 그는 과자 한 봉지, 컵라면 세 개를 유품으로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용균 씨가 남긴 것은 유품만이 아닙니다.
더 큰 숙제를 우리에게 남겨주고 떠났습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막으라는 숙제죠.
사고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우리는 숙제를 잘하고 있을까요?
어제저녁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은 기자단에게 사과문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사고 발생 5일 뒤 보낸 늑장 사과 메일이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선 공개 사과도 아니었습니다. 짧은 사과문을 기자들에게 보낸 것뿐이었습니다.
서부발전 측은 유가족에게 먼저 사과하는 게 도리라서 사과문 발표가 늦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사과만 늦었을까요? 사고 발생 사흘 뒤 근로자의 이야기입니다.
[태안화력 하청업체 노동자 : 사고 전과 후가 달라진 게 전혀 없습니다. 지금도 혼자 근무를 돌고 있고요. 야간 근무에도 혼자서…. 기동 중일 때도 근무를 돌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등 서부발전이 사고를 축소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고 직후 회사 측에서 동료 직원에게 전한 말들입니다. 故 김용균 씨를 교육했고, 시신도 직접 찾았던 선배의 고백입니다.
[이성훈 / 故 김용균 씨 직장 동료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느쇼') : 제가 사고 11일 아침에 9시 한 40분쯤에 집에 와서 정신도 없고 막 그런 상황에서 전화해서 밑에 애들 입단속 잘해라. 그리고 기자들 만나면 인터뷰하지 마라. 기자들 만나면 그 기사들을 그 사람들은 오버해서 쓸 수가 있으니까 인터뷰하지 마라라는 식으로 저한테 멘트를 하고 있거든요, 전화를 해서.]
처참한 사건 현장에서 혹시 숨이 붙어 있을까 뛰어들었다가 차디차게 식어버린 후배의 몸을 직접 만지고 온 선배에게 걸려온 전화, 위로의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이성훈 씨는 변화가 없으면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장담했는데요. 그가 언론과 인터뷰를 선택한 이유겠지요.
한국서부발전이 하청업체 직원들의 사망 사건을 국회에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서부발전이 지난 2017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실에 보고한 발전소 사고 사상자 현황을 보면 20...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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