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된 지 100년도 넘은 유서 깊은 학교죠.
서울 휘문고 이사장 일가가 학굣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사실이 경찰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학교발전 기금으로 받은 돈을 개인 용도로 써 왔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자율형사립고 휘문고입니다.
강당과 운동장 등을 교회에 빌려주고 10년간 받은 학교 발전기금만 53억 원.
하지만 이 돈은 전직 이사장 민모 씨 등 학교 관계자들의 쌈짓돈이었습니다.
법인과 학교 명의로 들어온 발전기금을 학교 회계에 넣지 않고 개인용도로 쓴 겁니다.
[정다은 기자]
"재단 이사장 일가는 법인카드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민 씨가 쓴 법인카드 결제액만 4천500만 원에이릅니다
[신동석 / 서울 동작경찰서 수사과장]
"법인카드를 이용해서 단란주점이라든가, 선친 묘비를 정비하는 데 개인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명예이사장인 민 씨의 모친은 호텔 등에서 2억 3천만 원을 썼습니다.
학교법인 소유 주상복합건물의 임대 보증금 횡령도 적발됐습니다.
이 건물 임대관리를 맡은 업체 대표 신모 씨가 임대 보증금 73억 원을 개인사업에 써버린 겁니다.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떼일까 걱정입니다.
[유승범 / 주상복합건물 세입자]
"하루아침에 언제 내일 아침에 당장 집에서 내쫓길지 모르는 공포. 그분들한테는 (보증금이) 전 재산이거든요."
경찰은 민 전 이사장과 신 씨 등 학교 관계자 9명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조세권 이기상
영상편집 : 이재근
그래픽 : 원경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