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4백 점이 넘는 고려 문화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전시가 막을 올립니다.
하지만 사제간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북한의 태조 왕건상 대여는 성사되지 않아 빈자리로 남았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으로부터 1,100년 전인 918년,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스승 희랑대사의 모습입니다.
이마에 패인 주름살과 인자한 미소, 튀어나온 광대뼈까지.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 초상조각은 고려 건국 1,100주년 특별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합천 해인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 희랑대사상과 함께 전시하기 위해 대여를 요청했던 북한의 국보 태조 왕건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사제간의 만남을 주제로 태조 왕건상이 전시될 예정이었던 이 공간에는 이렇게 연꽃 모양 좌대만 놓여있습니다.
[배기동 / 국립중앙박물관장 : 유물 없는 자리를 전시하는 것은 아마 우리 박물관 전시에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날 이 시점에서 우리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상징으로서 (자리를 비워서 합니다.)]
왕건상은 오지 않았지만 특별전시장 곳곳은 귀한 문화재들로 가득 찼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영국 등에 있는 45개 기관이 소장한 문화재 450여 점이 모였습니다.
해인사에 가도 직접 볼 수 없는 가장 오래된 대장경 목판과 희귀한 불화 '아미타여래도'를 포함해 고려 미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청자와 불상, 공예품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명희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 예술성의 정점을 보여주는 미술품도 훌륭하지만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물건들, 그 오래된 이야기의 힘, 오래된 유물의 힘을 함께 오셔서 보시고.]
백 년 전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놓쳐버린 건국 1,000주년 때의 아쉬움을 달래듯 화려함과 규모를 자랑하는 이번 대고려전은 내년 3월 초까지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 전시정보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
: 국립중앙박물관, 12월 4일∼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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