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경보를 울려 화재 사실을 알리는 주택화재경보기 설치가 지난해 초 모든 주택에 의무화됐습니다.
이 경보기 한 대로 집에 소방대원 한 사람이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아직 설치하지 않은 주택이 많다고 합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라이팬 안에 팥이 시커멓게 탔습니다.
지난 4월 집주인이 가스 불을 켜둔 줄 모르고 외출했다가 불이 난 건데 더 큰 화재로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주택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걸 이웃에서 듣고 신고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달순 / 부산 연산동 : (경찰이) 안달순 씨가 누굽니까? 저라고 하니 집에 불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팥을 올려둔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고 어떻게 하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주택화재경보기는 연기나 열을 감지하면 곧바로 경보를 울리는 장치입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화재에서 경보기 1대는 마치 소방관 1명이 집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박형규 / 부산 연산119안전센터 : (경보기가) 설치돼 있으면 주택 거주자들이 외부로 나와서 신고할 수도 있고, 주택 거주자들이 없으면 인근 주택에서 감지기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하게 돼서….]
이런 주택화재경보기를 의무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돼 지난 2012년에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신축은 곧바로, 기존 주택은 5년 유예기간을 뒀습니다.
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를 통해 집에 설치돼 있는지 물었더니 고작 41% 정도만 있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홍보가 안 된 탓도 있지만 설치하지 않는다고 해도 법적 불이익이 없어서 설치 가구 수가 더디게 느는 겁니다.
주택화재경보기와 함께 소화기도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집에 둔 소화기 1대는 화재 초기에 소방차 1대와 맞먹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체 화재에서 주택 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18% 전후입니다.
그런데 주택 화재로 숨지는 경우는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명 피해가 심각합니다.
법적 불이익이 없더라도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나와 내 주변에 주택화재경보기와 소화기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피셔야겠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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