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인상에 항의하고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세 번째 대규모 '노란 조끼' 시위가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국에서 또 열렸습니다.
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등에서는 투석전과 방화, 약탈 등 폭력 시위가 지난번보다 한층 거세졌습니다.
파리에서 황보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오전 6시부터 샹젤리제 대로가 봉쇄됐습니다.
주변 11개 지하철역도 폐쇄됐습니다.
시위 인파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노란 조끼를 걸친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 샹젤리제 시작 지점인 개선문 로터리 쪽으로 모여듭니다.
[에릭 비구루 / 시위 참여자 : 유럽과 프랑스의 시민들은 이런저런 세금 때문에 계속 진이 빠졌어요.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아침 9시쯤부터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투석전이 이어지고, 여기저기 최루탄이 터지고, 끊임없이 물대포가 발사됩니다.
경찰은 버티지 못하고 물러납니다.
시위대는 개선문 벽에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이다"라는 낙서를 휘갈겨놓고, 개선문 옥상도 점령합니다.
"마크롱은 물러나라! 마크롱은 물러나라!"
애꿎은 차량을 뒤집어놓고 불을 지르기까지 합니다.
경찰 차량도 예외가 아닙니다.
길가 주택도 불길에 휩싸입니다.
극한 시위는 밤에도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극우 또는 극좌 세력 200여 명이 시위대에 섞여 파괴와 폭력을 선동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두아르 필리프 / 프랑스 총리 : 저는 (시위대가) 프랑스의 상징을 표적으로 삼은 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개선문에 낙서하고, 무명용사 묘역에서 폭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파리에서 5천5백여 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7만5천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수백 명이 폭력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고, 시위 참여자와 경찰을 포함해 백여 명이 다쳤습니다.
프랑스는 '노란 조끼' 시위로 이처럼 매주 토요일마다 사실상 국가비상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관광객들과 교민들에게 이곳 개선문과 샹젤리제 등 시위가 벌어지는 곳을 피해 다니라고 당부했습니다.
파리에서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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