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장애 때 '외상 거래'가 꽤 있었습니다.
믿고 외상을 줬지만 약속과 달리 계좌송금 약속을 안 지키는 이른바 '먹튀' 손님도 적지 않았다고 이들은 하소연했습니다.
박건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역 인근의 한 순댓국집. KT 아현 지사에 불이 난 뒤로 아예 주말 장사를 접었습니다.
[순댓국집 점주 / 서울 용산구]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오잖아. 그 사람들이 계좌이체 할 줄 아나? 모르지. 그냥 (돈 안 내고) 가 버리지. 피해는 막심하지."
불통이 된 카드 결제기 탓에 갑자기 외상을 줘야했던 상점도 많습니다.
[떡집 점주 / 서울 마포구]
"나중에 갖다 준다고 외상이 있고.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죠."
하지만, 외상값 회수에 속앓이 중인 소상공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돈가스 전문점 점주 / 서울 용산구]
"명함을 받아 놓거든요. (이체) 약속은 하고 갔는데 보낸 분도 있고 안 보낸 분도 있고. 어쩔 수가 없죠."
정중히 보낸 독촉 문자메시지에 감감무소식인 손님들도 있습니다.
[부대찌개 점주 / 서울 마포구]
"토요일 날 드시고 (돈이) 안 들어와서 문자 남겼어요. 조심스럽죠, 저희도. 내일은 직접 전화를 해봐야죠."
가게 주인 없이 손님을 맞았던 아르바이트생들은 더 난처한 상황입니다.
[고깃집 아르바이트생 / 서울 마포구]
"사장님이 안 나와 계세요. 그 모든(외상값) 게 저희 책임이에요."
IT 기반 시설의 취약한 현주소 뿐 아니라, 우리의 삭막한 양심 실태도 여실히 드러나 버렸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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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