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판사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발표한 대법원의 자체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부실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1년 넘는 세 차례 '셀프 조사'에서 못 본 게 아니라, 확인하고도 파장을 우려해 없다고 한 것은 아닌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논란이 커지자 대법원은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내부 조사단을 꾸려 1년 넘게 세 차례에 걸쳐 자체 조사를 벌였고,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양승태 사법부에서 1차 조사가,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차와 3차 조사가 진행됐지만, 결론은 같았습니다.
[안철상 / 법원행정처장(지난 5월) : 조직적·체계적으로 (블랙)리스트라고할 수 있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고, 불이익을 가한 그런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 검찰의 법원행정처 추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혹으로 남아있던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멀쩡한 판사를 정신질환이라고 조작하는 등 비판 성향의 판사 10여 명을 상대로 인사상 불이익을 기획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대법원 자체 조사단이 문건의 존재를 정말로 몰랐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대법원장 지시로 세 차례나 내부 조사를 벌인 조사팀이 이를 몰랐다는 걸 이해하긴 힘들다는 겁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위를 파악해볼 계획이며,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특히, 블랙리스트 문건이 2014년부터 매년 만들어지다가 올해 들어 중단된 점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원래 음주운전 등 물의를 빚은 법관의 인사 조치를 위한 통상적 업무인데, 문건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그만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대법원은 진상조사 당시 블랙리스트가 있던 인사총괄심의관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아 문건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안철상 현 법원행정처장이 3차 특별조사단장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어 일부라도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1811260525151140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