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놀이, 지우개 싸움. 기억 나시나요.
오늘 경기도 광주에서 지우개 싸움대회가 열렸는데, 엉뚱한 행사인데도 전국에서 수백 명이 모였습니다.
김예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가 시작되자 입술이 바짝바짝 마릅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현장음]
"아 어떡해"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이 경기는 바로 지우개 싸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하얀 지우개들의 몸싸움이 치열합니다.
학창시절 심심풀이로 하던 지우개 싸움, 10대부터 80대까지, 거제도와 완도에서도, 전국에서 남녀노소 수백 명이 모여들었습니다.
"저도 직접 지우개 싸움에 도전해봤는데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다 보니 골치 아픈 일은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게 됩니다."
[임혜경 / 경기 광주시]
"저희가 알던 예전에 지우개 싸움일까 과연 그러면서 왔는데, 지금 졌거든요. 그런데도 되게 기분이 좋아요."
지우개똥 길게 만들기, 지우개 탑 쌓기 등 번외 경기에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기부금과 자원 봉사자들을 모아 대회를 열었는데 우승 상금 30만 원을 포함해 총상금은 200만 원.
우승자의 이름으로 상금 액수만큼 장학금이 기부되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임병근 / 티핑포인트 대표]
"9백 명 정도의 참가 접수자들이 너무 빠르게 접수해주셔서 깜짝 놀랐었고…자기가 진정으로 해볼 수 있는, 도전할 수 있는 장학금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 단순한 놀이에 몰두하며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우고, 힘든 일은 모두 지워버립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yeji@donga.com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최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