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멀쩡히 살아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당신은 25가지 질병을 앓아왔던 사람'으로 몰린다면 어떨까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황당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버지가 의사인 30대 여성 A 씨는 지난 7월, 자신이 앓지도 않았던 질병 기록이 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질병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한 곳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내과 의원이었습니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년간 진료 기록은 299건.
진단받은 질환은 간질환, 요통, 근시, 피부염 등 모두 25가지였습니다.
[친딸 A씨]
"진단서에 근시라든지 치질, 발백선(무좀) 등이 나왔는데 충격적인 게 많아요. 한번도 무좀, 치질 앓아본 적 없거든요."
다른 가족이 앓았던 질병도 딸의 진료기록으로 둔갑돼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친딸 A씨]
"중증 질환으로 수십 가지 질병의 의료내역이 있는데 보험에 가입할 수 있냐고 문의했어요. 가입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딸은 아버지 때문에 중증 환자가 됐다며 허위 진료와 처방 등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또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하는 형제들과 비교당하며 가정폭력에 시달렸다며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아버지를 상대로 두 혐의 모두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김덕룡
영상편집: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