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올해 수능은 1년 전 포항에서 강력한 지진이 일어난 바로 그 날에 치러졌습니다.
포항지역 곳곳에서 지진 계측기를 설치한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은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팩트]
"이리 와라, 이리로!"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선생님.
지난해 지진으로 학생들이 힘들어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저려옵니다.
[김지은 / 포항 장성고 교사]
"그때도 고3 담임이었어서 '올해도 일(지진)이 있으면 안 되는데' (라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들.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차분하게 시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안정운 / 포항 두호고]
"(지진이) 좀 무섭긴 한데 그래도 (매뉴얼을) 안내해주신 게 있으니까 그거 따라서 잘 하려고요."
오늘 포항 지역 12개 고사장에서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5천 5백여 명.
경북도 교육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진 정도를 잴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하고,
[현장음]
"(현재까지) 학생들이 이동하면서 생긴 자극말고는 크게 나타나는 게 없습니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을 위한 전문 상담사도 배치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수능 출제진은 지진 등 재해에 대비한 예비 문항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모든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교문 밖으로 나섰습니다.
[강소연 / 포항 장성고]
"흔들림 하나 없어서 걱정없이 (시험) 잘 치고 나왔어요. 그동안 공부해왔던 거 잘 쳐서 후련해요."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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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용균
영상편집 :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