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고시원 화재는 10년 전 1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경기도 용인과 서울 논현동 고시원 화재를 연상케 합니다.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화재에 취약한 고시원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YTN 보도 / 2008년 7월 : 고시원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방에 있던 사람들이 연기에 질식해….]
[YTN 보도 / 2008년 10월: 비상구 역할을 하는 완강기는 제 역할을 못 했습니다.]
불이 나면 탈출하기 힘든 좁은 복도와 설치는 돼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완강기.
2008년 1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두 건의 고시원 화재 당시 불거졌던 문제입니다.
10년이 지났지만 바뀐 건 없었습니다.
이번 고시원 화재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드러난 겁니다.
[박재성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피난용 발코니가 설치가 되어 있었고 거기에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쪽을 이용해서 탈출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지금 알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에도 고시원 화재는 2백여 건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습니다.
그나마 인명피해가 적었던 사례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던 경우입니다.
스프링클러가 있으면 화재 진압률이 95%까지 올라간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10년 전 화재 이후 고시원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고 과거에 지어진 건물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비용까지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료 동결 등의 조건이 붙어있다 보니 건물주 동의를 받기가 쉽진 않습니다.
불이 난 건물도 2015년 운영자가 서울시에 비용 지원을 신청했다가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책 속에 여전히 수많은 고시원이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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