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성일 씨와 55년의 세월을 함께한 부인 엄앵란 씨. 엄 씨는 마지막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육신과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순간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리포트]
엄앵란 씨는 장례식 내내 담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그제)]
"우리 남편 저승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다니고…"
[엄앵란 / 영화배우 (어제)]
"여러분이 상상외로 많이 오셨어. 그래서 내가 외롭지 않아. 와서 떠들고 그러니까 신 나고 좋아."
하지만 막상 남편을 떠나보내는 순간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영정에 국화꽃을 바치고는, 몇 번이고 다시 남편의 사진을 바라봅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이 세상 떠나면서 나는 울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울면 그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대요. 이 세상이 마음이 아파서…"
동료 배우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55년.
엄 씨는 눈물 대신 남편과의 재회를 기약했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신성일 씨가 다시 태어나서 다시 산다면 정말 이제는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장지인 경북 영천으로 향하면서도 엄 씨는 남편의 위패를 놓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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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명철 김명철 추진엽 황인석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