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으로 사이판에 고립된 우리 관광객은 천 8백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순식간에 휴양지에서 재난 현장이 돼버린 사이판에서 기약 없는 귀국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편안한 휴가를 기대했던 관광객들에게 재난 영화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태풍의 위력에 관광은커녕 숙소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안전을 기도하며 밤새 객실에 들이닥친 물을 퍼내거나, 복도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김귀중 / 사이판 관광객 : 지붕이 그냥, 큰 지붕이 뜯겨 나가고 야자수 나무들이 통째로 부러져서 하늘에 날아다니고 이 정도였거든요. 큰 나무들, 큰 고목들도 뿌리째 뽑힐 정도니까 그 위력이 진짜 엄청났던 것 같거든요.]
태풍은 지나갔지만, 상황은 여전히 처참합니다.
물과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의약품 공급이 제대로 될지 걱정입니다.
임신부와 노인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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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사이판 관광객 : 지금 주변에서 제일 많이 힘들어하는 게 아기들을 데리고 있는 부모들인데요. 그리고 임신부로 오신 분도 계시는데 그분 같은 경우는 임신한 지 8개월 돼서 태교여행으로 오셨는데 그분 같은 경우에는 아기가 언제 나올지를 모르니까 조금 많이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체류 기간이 계획보다 길어지다 보니 숙소 걱정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루 숙박비가 백만 원까지 치솟는 등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린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현지 영사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피난민 신세가 된 관광객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도 없기에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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