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원룸 화재로 숨지거나 심하게 다친 아이들은 모두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4세입니다.
불이 빨리 번지기도 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은 데다 우리말에 서툰 아이들이 '불이 났다'는 외침을 못 알아들었던 거로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은 연기가 나타나고 불과 몇 초 만에 원룸 건물을 뒤덮습니다.
건물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직접 빠져나오거나 소방관 도움을 받아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2층에 함께 있던 우즈베키스탄인 남매와 사촌 형제는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먼저 빠져나간 주민이 다른 주민들에게 소리쳐 대피하라고 알렸지만,
[김석담 / 피해 주민 : 소리 질렀죠. 빨리빨리 나오라고, 불났다고. 그래서 일부는 나왔죠.]
아이들은 모두 이 외침을 못 듣거나, 들었다고 해도 무슨 뜻인지 몰랐던 거로 보입니다.
[피해 가족 지인 (우즈베기스탄 출신) : 한국말을 아이들은 못하죠. 제일 막내는 조금 하는 것 같던데 위에 아이들은 잘 못 하더라고요.]
너무 어리거나 채 우리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겁니다.
또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아 아이들이 무슨 일이 났는지 빨리 알아챌 수 없었고 주변에는 도움을 줄 어른도 없었습니다.
당시 원룸에는 아이들 4명만 있었고 어른들은 모두 외출한 상태였습니다.
뒤늦게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방을 빠져나왔지만, 앞을 가로막은 거센 화염과 연기를 아이들 힘만으로는 도저히 뚫고 지날 수 없었습니다.
이웃들은 일자리를 찾아 나선 부모를 따라 고국 땅을 밟은 아이들이 새로운 꿈을 펼치기도 전에 날개가 꺾였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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