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특구가 전국 곳곳에 있는데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껍데기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은 굳게 잠겨있고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한때 지역을 대표하는 호텔로 꼽혔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결국 두달 전 문을 닫았습니다.
문을 닫은 호텔은 벌써 세 곳째.
지난 1994년 국내 첫 관광특구로 지정됐다는 명성이 무색할 정돕니다.
이곳 유성은 10년 전만 해도 1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왔지만 그 이후부터는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최근 관광객은 8년 전의 1/3까지 곤두박질 친 상황.
[김남형 / 유성구청 문화관광과]
"모아진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도시 재생이나 관광 활성화 용역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1994년부터 조성된 관광특구.
최근 1년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만 명 이상 등의 조건만 맞추면 시도 지사의 재량에 따라 설치할 수 있고, 각종 규제 완화와 지원금 등 혜택을 받습니다.
전국에 운영 중인 관광특구는 31곳.
강원도 고성과 을릉도.독도 등에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현재 절반 가까이가 지정 요건인 외국인 관광객 10만 명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고, 3곳은 1만 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최상규 / 배재대학교 교수]
"트렌드에 뒤진다든가 예전의 방식으로 고집할 경우에 관광객 입장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런 요인이 될 거라고."
관광지라는 정체성까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 특구는 특색있는 전략으로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습니다.
지역명소였던 테마파크가 폐업하는 등 쇠락의 길을 걸었던 부곡온천 관광특구.
따뜻한 기후와 온천을 앞세워 1년 내내 훈련할 수 있는 전지훈련지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연간 3백만 명 이상이 이 곳을 찾고 있습니다.
[김득련 / 부곡온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축구장, 다목적 게이트볼장, 실내 체육관을 만들어서 전지훈련장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광특구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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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영래 김건영
영상편집: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