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불이 난 고양 저유소처럼 대량으로 기름을 저장하고 있는 곳은 소방이 집계한 것만 96곳, 소규모까지 포함하면 백 곳이 넘습니다.
저장 탱크에 문제가 생긴다면 주변의 발화 물질을 없애는 것도 중요한데요.
실제로 다른 저유소 상황은 어떨까요?
한동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름을 3천만 리터 넘게 저장하고 있는 충남 천안 저유소입니다.
바로 뒤에 나무가 울창한 산이 보입니다.
올라가 보니, 곳곳에 담뱃갑과 꽁초가 버려져 있습니다.
저유소와의 거리는 불과 10m도 채 되지 않습니다.
담장이 낮고 지대가 높아, 담배 같은 인화 물질을 저유소 안으로 쉽게 던질 수 있습니다.
저유소를 둘러싸고 있는 담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철조망 위에까지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요.
만약 이곳에 불이 나면 불티가 바로 안의 저유소까지 날아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저유소 관계자 : 지금 불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나무) 정리를 합니다.]
텅 빈 경비 초소에는 CCTV만 덩그러니 있습니다.
취재진이 철문을 흔들고 안쪽을 들여다봐도, 제지하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저유소 인근 주민 A : 항상 위험하죠. 돼지 키웠을 때 불이 났을 수도 있잖아요. 저유소 옆인데….]
국가 중요시설로 지정돼있는 경기도 판교의 저유소는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군이 저유소 주변 경계 임무를 맡고 있고, 소화전도 군데군데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군 초소 상당수가 비어있었고 저유소 바로 뒤가 산이라, 대형 산불이 나면 재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8곳을 포함해 전국에 있는 대형 저유소는 소방 집계만 96곳.
이 가운데 국가 중요시설로 관리되고 있는 곳은 판교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일부는 철길이나 주택가 옆에 자리 잡고 있어, 불이 난다면 이번처럼 저유소 피해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유소 인근 주민 B : 옛날에 처음 (저유소 건립)할 때 우리도 못 하게 하려고 그랬는데…. 이게 잘못되면 이 밑으로 해서 분당까지 거기까지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어요.]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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