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 저유소 폭발 화재 사고 소식, 사회부 조영민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 수백만 리터의 휘발유가 담긴 탱크였는데, 초기 진화를 위한 장치가 없었던 건가요?
불이 난 탱크 외부엔 '폼 챔버'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불이 나면 양쪽에서 일종의 거품을 뿌려 기름 위를 덮은 뒤 산소 투입을 막아 불을 끄는 겁니다. 불을 질식시키는 셈이죠.
질문2. 그런데 왜 초기진화가 안 됐나요?
이번 불은 풍등 불씨가 유증기와 만나 폭발 형태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폭발 때 떨어져 나간 콘크리트 덮개가 외부에 붙어있던 이 '폼 챔버' 장치 두 개 가운데 한 개를 부숴 폼이 새 나간 겁니다.
[대한송유공사 관계자]
"뚜껑이 날아오면서 폼챔버를 일부 쳤기 때문에 문제가 됐지… "
질문3. 덮개가 날아갈 줄은 몰랐단 소리 같은데, 그렇다면 또 다른 장치는 없었습니까?
탱크 내부에는 3개의 센서가 있습니다. 이 중 공간 온도계는 탱크 내부 온도가 80도가 넘으면 신호를 보내 화재를 미연에 감지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대한송유공사 관계자]
"폭발과 동시에 센서 자체가 아마 날아갔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감지가 안 된 걸로… "
질문4. 그럼 애초에 잔디에 불이붙었 때 미리 알 순 없었나요?
사고가 난 탱크를 빙 둘러싸고 불꽃 감지기와 가스감지기가 수십개 붙어 있습니다. 불꽃 감지기가 19대, 가스감지기 2대 입니다.
하지만 이 센서들도 불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외부장치는 덮개 탓, 내부장치는 폭발 탓, 이번엔 뭐라할까요.
[대한송유공사 관계자]
"(불이) 아주 조금씩 조금씩 올라왔잖습니까. 그러려면 1천 개 이상은 달아놔야해요"
질문5. 수천만 리터의 기름을 저장한 시설이 곳곳에서 뚫린 모습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여요.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8개 저유소 가운데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곳은 판교 한 곳 뿐입니다.
불이 난 고양 저유소는 경기 북부 전역에 공급할 휘발유를 보관하는 곳이지만 일반 건물로 취급받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판교 저유소라고 다를까요? 특별히 군경이 경비를 서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년 민관군 화재 대비 훈련을 하는 정도였는데요. 이제라도 이런 에너지 시설에 대한 안전 실태를 되짚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조영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