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상륙 소식에 어제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도 걱정입니다.
2년 전 영화제 때 태풍으로 '비프 빌리지'가 쑥대밭이 돼 야외 행사에 큰 차질이 빚어졌었는데 이번 태풍이 그때와 비슷한 경로로 움직이고 있어서입니다.
영화제 측은 일단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행사를 모두 영화의 전당 등으로 옮겨서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운대 백사장에서 중장비가 바쁘게 움직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체험 시설과 후원사 전시관, 야외무대 등이 있는 '비프 빌리지', 말 그대로 영화제 마을인데 영화제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사라졌습니다.
북상하는 태풍 콩레이에 더 큰 피해가 있을까 미리 철거한 겁니다.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부산으로 몰고 온다는 소식에 영화제 측이 내린 결정입니다.
예정됐던 무대 인사, 핸드프린팅 등 다양한 야외 행사는 일단 영화의 전당 안팎에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정윤 /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장 : (행사는)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일단 모두 진행하는 거로 잠정적으로 생각해서 영화의 전당에 있는 두레라움 광장과 내부에서 진행하기로 했어요.]
영화제 명소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면서까지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건 2년 전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어서입니다.
이번 태풍 '콩레이'와 비슷한 경로로 북상해 부산을 크게 할퀸 태풍 '차바'로 '비프 빌리지'가 쑥대밭이 됐던 뼈아픈 기억입니다.
당시 영화제 상설 전시뿐만 아니라 야외무대 행사까지 큰 차질을 빚으면서 영화제를 찾은 관광객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다이빙벨 파문으로 파행을 겪다가 4년 만에 제자리를 찾겠다며 의욕적으로 준비한 23번째 영화 바다 항해.
[전양준 /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모두 없애고 영화에 대한 열정과 부산에서 진정한 영화인을 만나는 즐거움을 드리려고….]
갈등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려는 부산국제영화제 앞에 태풍이라는 암초가 나타나 순조로운 항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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