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자체 대부분이 수달 개체 수 등 기초적인 조사를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보호 대책 마련은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짙은 어둠이 내린 도로 위로 수달이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바로 옆 하천에 살던 수달이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6월에도 인근 도로에서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수달이 발견됐습니다.
[김혁 / 전국야생생물보호관리협회 대전·충북지부장 : 작년에 여기서 (수달) 세 마리를 발견했고, 6월과 8월에 걸쳐서 두 마리가 죽은 상태입니다. 지자체나 시에서 관리를 좀 더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사고를 막을 수 없었을까?
죽은 수달이 발견된 도로입니다.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고 인근에 수달 서식지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화재청에 접수된 수달 폐사 건수는 지난해 80건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70마리 가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제는 하천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제로 수달이 어디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다 보니 생태복원사업을 진행해도 마땅한 수달 보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도로 주변에 차량 불빛을 이용한 반사판이나 야생동물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하는 시도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김봉균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지역별로 수달이 얼마나 살고 있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활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거든요. 그런 선행 노력이 있기 전에 보호 대책을 강구 한다는 게 아무래도 효과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보호 대책 마련이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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