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지나니 외래 해충 기승...방제 빨간불 / YTN

2018-09-15 65

올여름 지독한 더위가 우리를 괴롭혔는데요.

그런데 이 더위를 틈타 고온 다습한 아열대 기후에 주로 서식하는 외래 해충이 우리의 산과 들에 퍼졌습니다.

천적도 없고, 방제도 어려워 농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윤재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고령의 한 야산.

산 아래쪽 나무를 들여다보니 어른 손톱 크기의 벌레가 잔뜩 달라붙어 있습니다.

산 바로 옆 농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블루베리 나뭇가지에는 벌레가 낳은 알이 하얗게 슬어 있습니다.

갈색날개매미충이라고 불리는 외래 해충입니다.

원래 아열대기후에서 주로 서식하는 해충인데, 지난 2010년쯤 처음 국내에 유입돼 1~2년 전부터 빠른 속도로 확산해 올해는 만 천ha가 넘는 농경지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올여름 지독한 폭염이 외래 해충에게는 오히려 좋은 번식 환경이 돼 발생 면적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우경 /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 목재를 수입하면서 그 목재에 일부 성충이나 알들이 묻어오면서 이렇게 확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에 고온이 계속 지속한 것이 (외래 해충의) 밀도가 굉장히 높아진 원인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는 갈색날개매미충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빨라 농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외래 해충은 방제에 알맞은 농약을 찾기도 어렵고 방제 작업도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은근 / 농민 : 작년에도 많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산에서 내려와서 약을 치면 바로 날아가기 때문에 방제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한 번에 넓을 지역에 살충제를 뿌리면 효과적이지만, 양봉 농가나 친환경 농사를 짓는 논밭에 피해가 우려돼 이마저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해충은 국내 생태계에서 천적 관계가 만들어지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립니다.

천적도 없고, 방역 당국의 효과적인 방제도 곤란한 실정이어서 외래 해충 확산에 따른 피해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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