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나 지리산을 이탈했다가 지난 5월 교통사고까지 당했던 반달가슴곰이 오늘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곰은 원래 지리산에 방사됐지만 번번이 수도산에서 발견될 만큼 수도산에서 살기를 원한 것 같은데요.
오늘 그 꿈이 이뤄졌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를 열자 반달가슴곰 KM-53이 힘차게 뛰어 나옵니다.
[현장음] 잘 가라!
원래 서식지였던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겁니다.
[변상윤 /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사무관]
"참나무 등 반달가슴곰이 좋아하는 서식 환경으로 판단돼서 이번에 수도산으로…"
지난 2015년 1월 태어나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
전체 관리 대상 반달가슴곰 중 53번째 발신기를 부착해 KM-53으로 불립니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지리산을 벗어나 수도산에서 포획돼 지리산으로 돌려보냈지만 2주만인 7월 20일 또 수도산에서 발견됐습니다.
지리산에서 겨울을 보내고 세번째 이동을 시도했던 올해 5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KM-53은 왜 지리산을 떠나려 했을까.
전문가들은 영역 다툼에서 밀렸을 가능성을 꼽습니다.
[박영철 /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젊은 수컷이 배우자를 찾기 쉽지 않을 수 있거든요. 기존에 8~10년 된 수컷들이 세력을 차지하고 있고… "
KM-53이 새로운 서식지를 개척한 만큼 안전대책 등 서식지 안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채널A 이다해 입니다.
이다해 기자 cando@donga.com
영상편집: 오영롱
그래픽: 김태현
영상제공: 환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