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만난 남북 이산가족은 오늘 이틀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60여 년 소원을 푼 가족들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고 합니다.
남북회담본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지선 기자!
이산가족들, 오늘은 방에서 따로 만나고 있다고요?
[기자]
가족들은 오전 10시 10분쯤 호텔방에서 개별상봉을 시작했습니다.
2시간의 상봉 시간도 거의 끝나가는데요,
자리를 옮기지 않고 이 자리에서 그대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식구의 의미 그대로, 가족들만의 오붓한 식사 시간을 갖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다가도 상봉시간이 끝나서, 또는 단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잦았는데, 처음으로 세 시간 연이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겁니다.
오후 3시부터 다시 단체 상봉장에서 모여 2시간 동안 만나고 나면, 오늘 5시간의 상봉은 모두 끝이 납니다.
어제 그동안 맺혔던 한을 푼 가족들이 많을 텐데, 오늘 아침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생이별 후 첫 만남으로 눈물바다가 됐던 어제와는 달리 가족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습니다.
89살 유관식 할아버지는 이번 상봉 신청을 통해 68년 전 헤어진 아내의 배 속에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는데요,
존재도 몰랐던 딸을 처음 만나고 사촌 동생도 봐서 소원이 풀렸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북측 가족이 잘 알아보도록 화려한 모자를 쓰고 상봉장에 나타난 김종삼 할아버지도 오늘 만남에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처제를 만난 93살 양철수 할아버지는 벌써 내일 이별을 걱정했고, 조카들을 만난 유원식 할아버지도 빨리 통일이 돼서 왕래 좀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아 밤사이 몸살 기운을 호소하거나 샤워를 하다 넘어져 다친 경우도 있었지만, 가족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측 보장성원들이 최근 남북, 또 북미 관계 변화에도 관심을 보였다고요?
[기자]
북측 보장성원은 우리로 따지면 진행요원, 지원 인력입니다.
이들은 가족들의 만남을 지원하는 틈틈이 우리 언론 취재진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나 얼마 전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한 평가, 북미 관계에 대한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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