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日 강제징용 재판 개입' 배경은 아버지의 '한일 협정' / YTN

2018-08-17 3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우리 국민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정부 차원의 개입을 지시한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관여한 배경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본이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2억 달러 장기 차관을 제공하는 대신,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일본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박정희 / 前 대통령 (1965년 6월 23일 담화문 발표) : 우리는 이제 한일간의 공동의 이익과 공동의 안정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것입니다.]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모두 기각됐습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대법원이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파문이 시작됐습니다.

청구권 협정에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국가 조약으로 국민 개인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 겁니다.

이를 막아선 것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2013년 말,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차한성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만났다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진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일본에 청구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방침을 내세워, 강제 징용 재판을 미루거나 전원합의체로 돌리자고 대법원에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재판에 개입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길을 터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2015년, 소송 당사자가 아닌 국가기관도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민사소송 규칙이 신설된 이후, 외교부가 강제징용 재판을 맡은 대법원 측에 한일 청구권 소멸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그사이 박근혜 정부는 '한일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10억 엔을 지원받아 위안부 피해재단을 설립하는 대신, 박정희 정부 시절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지키기 위해 사법부와 교감한 것으로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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