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하루하루 계속 이어지는 가뭄으로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외부에서 물을 공급받기 힘든 섬 지역 상황은 더 심각한데요.
피해 현장을 나현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치 벼가 잘 익은 것처럼 논 군데군데가 누렇게 변했습니다.
막상 이삭을 쥐고 비벼보니, 알맹이 하나 없는 쭉정이입니다.
올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섬 곳곳에 벼가 말라죽는 피해가 나고 있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논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논바닥을 보면, 물기도 하나 없이 쩍쩍 갈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사가 한창인 저수지도 바닥을 거의 드러냈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수로는 말라버린 지 이미 오래입니다.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데 하늘에선 비가 멈췄고 섬이라 물을 끌어다 쓰기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 섬에서만 현재까지 5헥타르 논이 가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김질배 / 벼 재배 농민 : 고생해서 결국은 이렇게 하나도 못 맺게 돼버리니 어떤 도리가 없어요. 천재지변, 바로 이것이 천재지변이죠. 하늘이 이렇게 해버렸는데 어떻게 누구한테 원망도 못 하고 어쩌지도 못하고….]
옥수수도 말라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잎은 타서 누렇게 변해버렸고, 줄기도 생기를 잃었습니다.
옥수수밭에는 한 달 넘게 비가 오지 않은 데다 지하수도 없어서 물을 대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서정래 / 옥수수 재배 농민 : (옥수수가) 물을 아주 싫어합니다. 습기를…. 그러나 장기간 물이 없으면 어떤 곡식이든지 풀이든지 안 좋을 겁니다. 그런데 40여 일간 비가 안 와버리고 물을 못 주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거죠.]
풍년을 기원하며 모내기를 하고 씨앗을 심었던 농민들은 여름이 다 가기도 전에 쑥대밭이 돼버린 논밭을 보며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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