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아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게양됐습니다.
태극기는 고종 황제 때 처음 만들어져 일제를 거쳐 임시 정부가 수립되면서 정식 국기가 됐는데, 초기 모습은 지금과 달랐다고 합니다.
정혜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금까지 전해진 태극기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데니 태극기로 불리는 것입니다.
고종이 미국인 외교 고문인 '데니'에게 하사한 것인데, 태극 문양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색깔과 4괘가 지금의 태극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데니 태극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문화재로 등록된 초기 태극기는 모두 18가지.
그 중엔 일제 치하 독립투사들이 사용했던 태극기가 가장 많습니다.
이 태극기는 조선 말기 전남 구례에서 활약한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한 것으로, 중앙에 '불원 복'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김도형 /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 : '불원 복'이란 말 그대로 광복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태극과 괘가 튼튼하게 박음질 돼 있는 태극기.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글을 쓰고 도장을 찍은 것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벨기에인 신부에게 우리 동포들에게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지난 2009년, 북한산 아래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
독립 운동가였던 '백 초월' 스님이 숨긴 것으로, 파란색 부분에 덧칠이 보입니다.
군데군데 물감이 번진 부분도 있는데 일장기 위에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때문에 숨겨져야만 했던 태극기.
모양은 다르지만, 태극기는 우리 민족에게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 주는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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