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폭염이 계속되면 다른 차량들도 엔진 과열 때문에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데요.
하지만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있어야 할 소화기가, 승용차에선 천덕 꾸러기 신세가 됐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김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색 차량의 보닛에서 갑자기 연기가 올라옵니다.
엔진에 붙은 불이 솟아오르자 운전자는 황급히 차를 옆으로 옮깁니다.
주행 중 차량에 불이 붙는 사고는 해마다 5천 건 정도.
하루 평균 13건이 발생하지만 운전자들은 무방비 상태입니다.
[김지환 기자]
"7인승 이상 자동차와 화물차에는 이같은 차량용 소화기를 제조단계부터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현행법에서 승용차는 빠져있다 보니 운전자들은 화재에 초기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업계는 생산라인을 바꿔야 한다는 이유로 소화기 설치에 난색을 보입니다.
[승용차업계 관계자]
"소화기가 법규에 없다 보니까…법규에 없어도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라인변경을) 다 할 수는 없으니까…“
자동차협회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무게를 경량화 시키는 추세잖아요. (협회에서)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면 연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400쪽 분량의 운전 매뉴얼에는 화재대응 방법이 한 페이지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소화기를 따로 구입해서 뿌리라는 내용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1~2kg밖에 안 나가는 소화기 가지고 연비가 떨어진다느니 앞뒤가 안 맞고요. 돈이 덜 남는다는 거죠.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게 어딨습니까?"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비상망치와 야광 조끼도 함께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