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어린이가 어린이집 통학 버스에 방치돼 숨진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통학 버스 기사와 인솔교사, 그리고 담임교사와 원장까지 아이가 차에서 내리지 않은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른들의 부주의에, 비극을 막을 기회를 여러 번 놓친 겁니다.
이민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지난 17일 오전 어린이집에 도착한 통학버스 뒷자석에 앉아 있던 A양.
버스기사는 뒷좌석에 사람이 있는 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내렸습니다.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에도 뒷좌석은 확인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버스엔 아이들의 승하차를 돕는 인솔교사가 있었지만, "아이들이 서로 내리려는 걸 달래느라 A양을 못챙겼다"고 말했습니다.
담임교사는 A양의 결석을 알고도 이유를 확인하지 않았고, 어린이집 원장도 오후까지 출석현황을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네 사람 중 한 사람만 규정을 지켰어도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과 직결되는 지침 위반이 이뤄졌지만 2년 전 보건복지부 평가에선 높은 점수를 받고 복지부 인증을 연장받았습니다.
인증 어린이집이란 이유로 시에서 인건비와 교재비 지원도 받았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인증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점수를) 다 잘줘요. 변별력이 별로 없다는거죠."
경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버스 운전기사와 인솔교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2minjun@donga.com
영상편집 : 이혜리
그래픽 : 원경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