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될 당시, 청와대에 희생자들의 '수장'까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 엄연히 직무 범위를 넘어선 행위입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답보 상태에 빠진 지난 2014년 6월 4일,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세월호 인양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2차대전 때 침몰한 미국의 애리조나호를 거론합니다.
전함을 인양하는 대신 해상기념관을 건립한 미국처럼, 세월호도 침몰 지점에 해상추모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 발 더 나가 각국의 '수장' 문화를 소개합니다.
"시체를 바다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수장은 오래된 장례 방법 중 하나"라는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선체를 인양하면 정부에 대한 비난이 커질 수 있으니, 그냥 바다 밑에 두자는 제안입니다.
이번엔 세월호 참사가 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인 2014년 5월 14일자 문서입니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락을 거듭하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무사가 생각해낸 방법입니다.
이 내용이 실제로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닷새 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14년 5월 19일) :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세월호 인양 등과 관련한 기무사의 정보 수집과 보고 활동은 직무 영역을 넘어선 것입니다.
군 특별수사단의 기무사 관련 의혹 수사에 이 사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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