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인 행세한 60대 사기꾼…연금·수당 ‘꿀꺽’

2018-07-04 1



청주에서 즉석 복권을 위조한 혐의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기 등 전과만 14범인데요.

하다 하다 나이까지 속여 90대 노인으로 살며 방송까지 출연하고 나라에서 지원금 2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복권방을 찾은 점퍼차림의 노인. 1억 원에 당첨됐다며 복권을 내밉니다. 가게주인은 미심쩍은 듯 복권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남편까지 불러 몇번이고 확인합니다. 노인이 내민 복권은 당첨 숫자를 붙여 만든 가짜였습니다.

[복권방 주인]
"처음에는 몰랐다가 (1억 원이면) 은행가야 되는 것을 여길 오셨네요. 그랬잖아. 자세히 보니까 약간 달라요. 색이."

영상 속 노인은 65살 안 모 씨. 주인이 위조 복권임을 알아채자 그 자리에서 도주했지만 넉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안 씨는 1970년대 이후 복권 위조 혐의 9차례와 사기 등 전과 14범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 씨는 복권은 물론 자신의 신분 역시 위조했습니다. 지난 2009년 고아 행세를 하며 주민등록증을 다시 받았는데요. 이름은 물론 나이도 마흔 살 가까이 올려 90대 노인으로 아예 다른 사람이 됐습니다."

1915년생으로 신분 세탁을 한 이후 안 씨는 방송 출연을 하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안 모 씨 / 지난 2013년]
"스무 살 적에 소림사에서 3년간 있다가 왔거든."

한 가요 프로그램에서는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진행자에게 장수 비결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안 모 씨 / 지난 2012년]
"욕심을 안 부리고 알맞게 먹고 알맞게 살면 되는거야."

각종 수당은 덤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까지 4년 간 기초노령연금과 장수 수당 2천2백여만 원까지 타냈습니다.

현재 안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용덕 / 청주상당경찰서 경제팀장]
"복권은 오다가 주웠다. 그리고 본인은 1915년생이 맞다. 억울하다고 계속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오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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