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리의 별세로 한국 현대정치를 좌지우지했던 '3김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대권을 놓고 서로 칼을 겨루기도, 때론 손을 잡기도 했던 세 사람의 애증 관계를 김설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김영삼 김종필 김대중.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을 우리는 '3김'이라 부릅니다.
JP는 61년 5·16쿠데타로 권부 깊숙이 발을 들였고 DJ와 YS 역시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야당 지도자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인자 견제와 야당 탄압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세 사람이 정치사 전면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87년 대선 때부터입니다.
[김영삼 / 통일민주당 대선후보(87년 광주 유세)]
위대한 광주시민 여러분, 이것은 여러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됩니다.
하지만 국민 열망에도 불구하고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집권 여당 노태우 후보에게 대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이듬해 총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전 총재는 각각 영남, 호남, 충청의 표를 결집하며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게 됩니다.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3김 시대가 열린 겁니다.
이후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걸 보여주며 세 사람은 합종연횡하며 대권 도전에 나섭니다.
92년 대선에서 JP와 YS가 손을 잡았고 끝내 YS가 대권을 거머쥐자 DJ는 정계를 은퇴합니다.
[김대중 / 민주당 대선 후보 (92년 12월)]
이제 저는 저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조용한 시민 생활로 돌아가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97년 대선에선 DJP 연합이 만들어지며 김대중 대통령, 김종필 총리 시대가 열립니다.
하지만 내각제 개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DJP 공조도 깨지게 됩니다.
2009년 김대중, 2015년 김영삼, 그리고 오늘 김종필마저 서거하면서 '3김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3김'은 엄혹한 시기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이뤄냈지만 제왕적 총재와 지역 패권주의란 빛과 그림자도 함께 남겼습니다.
[김종필 / 전 국무총리]
정치는 허업이라고 했어. 정치인이 열매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그 정치인이 먹는 것 하나도 없다.
채널A 뉴스 김설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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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강 민